이동통신,스마트폰2012. 11. 13. 16:48












“넥서스 4 구매대행 해 드립니다.” 최근 스마트폰 2년 약정이 끝난 박모 씨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구글 레퍼런스폰인 ‘넥서스4’를 주문했다. 미국, 캐나다에 사는 한인들이 현지에서 제품을 구매해 우편으로 한국에 부쳐 주는 방식이다.

넥서스4를 제조한 LG전자(066570)가 정작 국내에는 이 제품을 출시하지 않아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를 통해 ‘역수입’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3G 전용인 이 제품은 30만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이 좋으면 ‘17만원짜리 갤럭시S3’를 살 수 있는데 보조금의 ‘수혜’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직접 저렴한 단말기 구매에 나선 것”이라며 “LTE폰판매에 사활을 건 이통사와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웬만한 소비자들은 이통사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서는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어려운 현실이 가계통신비 증가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스마트폰이 100만원에육박하는데다, 제조사들이 해외보다 한국에서 더 비싸게 제품을 판매하는 관행도 요금 인상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시민모임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주요 스마트폰 국내 출시가격이 외국 대비 10여만원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2 등 삼성의 주요 스마트폰들은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13만원 가량 비싼 것. 애플 아이폰의 경우 한국과 미국 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캐나다,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미국보다 더 싸다.



삼성-애플 스마트폰 가격 비교. 출처=‘세계 18개국 국제물가조사결과’, 소비자시민모임(2011.11. 괄호는 부가세 제외 금액)


소비자시민모임 측은 “사실상 독점인 국내 단말기 시장에서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권은 제한되고 있으며 고가의 단말기 구입을 위해 소비자의 불필요한 과소비가 조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최근부터 국내 판매가격과 미국을 제외한 일본, 유럽 등의 판매가격을 맞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갤럭시S3의 경우 미국에는 84만원에 통신사에 공급하지만, 일본(102만원) 영국(96만원)한국(90~92만원) 등 비슷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혼탁한 단말기 시장을 정비하기 위해 국회에서 단말기 출고가를 낮추기 위한 법안까지 발의된 상황이다. 지난달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보조금을 휴대폰 출고가의 30% 범위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조금을 적정선으로 제한해 휴대폰 출고가가 낮아지도록 유도하고, 통신요금과 단말기가격을 분리해 고객이 정확하게 휴대폰 기기 값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동통신업체 및 제조업체들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과거 보조금을 전면 제한했을 당시에도 유통단에서 보조금이 사라지지 않았던 터라 이번 법안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 제조사는 지금처럼 이통사가 보조금을 많이 지급해야 한 대라도 더 팔 수 있기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다한 보조금으로 인한 휴대폰 과소비 문제로 보조금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제한 수준은 정부와 기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MVNO협회 관계자는 “보조금을 30%로 제한하는게 아니라 아예 없애야 요금이 더 저렴한 알뜰폰(MVNO)이 활성화되고 국민들의 체감 통신비도 인하될 것”이라며 “제조사는 다양한 저가단말기를 출시해 고가폰 의존도를 낮추고 이통사는 약정할인 위약금을 없애야 알뜰폰 업체들이 서비스의 경쟁력을 무기로 통신3사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zero1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