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보이스톡'을 시범 서비스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입장 변화가 시시각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스마트폰 무료통화서비스(mVoIP)가 오히려 통신사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NH농협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에선 향후 mVoIP 활성화에 따른 통신사 이동전화 음성 매출 감소 및 영업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mVoIP으로 인해 통신사가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김 연구원은 먼저 현재 통신사들의 스마트폰 요금제 체계와 가입자 실제 음성 통화량 수준을 감안했을 때 보이스톡이 활성화된다고 가정해도 통신사 수익성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마트폰 가입자 중 정액요금제에서 제공하는 음성통화량을 모두 소진하고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가입자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설명.
이에 따라 카카오톡 가입자의 70%가 mVoIP를 사용한다고 가정해도 이동전화 가입자매출(ARPU) 하락율은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1%, LG유플러스가 1.6%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통신사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 또한 모든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mVoIP를 허용한 LG유플러스만이 11%로 다소 크게 나타나는 반면 스마트폰 54, LTE 52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게만 mVoIP을 허용할 예정인 SK텔레콤과 KT는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6% 및 4%로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시장 우려처럼 mVoIP가 크게 활성화된다고 해도 통신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통위 규제 스탠스 변화 유도해 긍정적"
그는 나아가 이같은 mVoIP 활성화가 오히려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 당국의 통신정책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 통신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최근 방통위는 무료 mVoIP 접속 차단 및 개방 문제는 통신사 자율에 맡길 것이며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mVoIP 허용 요금제를 상향 조정하는 약관 신청을 할 경우 이 원칙에 맡게 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카카오 서비스를 방통위에서 명확한 검토를 거쳐 통신사업자로 지정할지 여부를 6월 중 결론 내릴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이러한 방통위의 입장은 2월 스마트TV 사태 이후 통신사에 우호적으로 바뀐 것을 입증해 주는 발언이어서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최근 보이스톡 이슈가 크게 부각됨에 따라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제정을 통해서든 아니면 망중립성 규정 제정에 대한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역무 판단을 통해서든 유사 통신서비스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 유력해져 통신사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방통위에서는 유사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에 새로운 규제(접속료 부과)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그래야만 요금인상, 포털 QoS(서비스품질) 차별화와 같은,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방안이 아닌 사업자간 협상으로 망중립성 분쟁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결국 보이스톡 사태로 인해 통신사는 유사 통신서비스 업체 제거, 요금 규제 회피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소한 통신사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카타르시스가 투자 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통신사에 대한 정부 규제 정책 변화 움직임은 결정적인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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