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스마트폰2010. 10. 10. 10:39

정말 트위터가 20대를 투표소로 불러왔을까?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많은 언론의 예상과 반대로 야권이 승리했다. 야권이 예상보다 선전한 배경으로 높은 투표율을 꼽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 상승 원인은 대부분 20, 30대의 투표율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51.6%를 기록한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33.9%에 그쳤다. 이에 반해 지난 선거보다 전체 투표율이 약 3%포인트 오른 54.5%를 기록한 이번 선거에서는 20대 투표율이 40%였다. 현 정부와 소통 부재를 지적해왔던 20, 30대의 투표율 증가는 야권이 승리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론에서 20대 투표율 상승의 원인을 두고 분석한 여러 가지 내용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스마트폰과 트위터의 활용이다.

 

많은 언론들은 20대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트위터를 통해 투표인증샷이나 투표독려글 등으로 투표율을 끌어올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20대와 친근한 연예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투표인증샷이나 투표 독려 이벤트를 하면서 20대를 투표장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화가이자 설치미술가로 유명한 임옥상은 트위터를 통해 "6.2 선거에 투표하신 20대 여러분 중 선착순 1000분께 제 판화를 드리겠습니다"라며, "투표소 앞에서 찍은 본인의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저에게 보내주시면 자동으로 신청된다"고 밝혔다. 이후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투표 동참 분위기가 빠르게 형성됐다.

 

작가 이외수는 투표 당일 오전 10시 30분에 '투표 완료!'라는 제목으로 아내와 함께 투표소 앞에서 활짝 웃는 '인증샷'을 올렸다. 그는 그의 트위터에 "포기해 버린 당신의 주권은 포기해 버린 순간부터 쓰레기보다 못한 가치로 전락해 버립니다"라고 적으며 젊은이들에게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 작가 이외수가 트위터에 올린 6.2 지방선거 투표인증샷
ⓒ 이외수 트위터
 투표인증

스마트폰과 트위터의 활용이 20대의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보도는 보수언론과 경제신문을 비롯해 진보언론까지 동일했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선거 다음날 <'노풍' '북풍'도 아닌 '트위터'가 유권자 움직였다>라는 제목으로 20, 30대의 투표율 증가의 동력에는 트위터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위터가 막판 투표율 높였다>라는 기사를 통해 트위터가 20대의 오후 투표율을 상승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중앙일보> 역시 <6.2지방선거 이변, 트위터엔 어떤 일이 벌어졌나>, <'트위터 파워'가 정치 심판관?>을 통해 트위터가 이번 선거에 끼친 영향에 대해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2002년 '문자'…2010년 '트위터'가 선거 바꿨다>라는 기사를 통해 비슷한 내용을 실었다.

 

진보언론 역시 트위터의 영향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미디어오늘>은 20대 투표율 상승에 주목하며 이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우리를 위한 선거" 젊은 한 표 눈떴다>, <트위터·스마트폰이 선거문화도 바꿨다>와 같은 기사를 내보냈다. <한겨레>도  <"오후 2시 넘어서며 이상했어요…20대가 하나둘씩…">에서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수·진보언론 할 것 없이 트위터 효과 지적했지만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언론에서 한결같이 보도하는 트위터의 영향이 과연 20대에게 얼마나 있었는지 분석해보면 과장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트위터를 실시간으로 이용가능하게 만든 스마트폰의 경우 이용자의 38.2%가 20대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 하지만, 직업별로 살펴보면 사무직이 41.4%, 학생이 25.2%이다. 또 일반폰 사용자는 학생이 37.6%, 사무직이 28.5%이다.

 

이는 20대 초반의 학생들보다 20대 후반의 사무직이 스마트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장만하기에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20대 초반보다 20대 후반의 투표율이 낮다는 점에서 과연 스마트폰이 20대 투표율상승을 주도했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트위터 역시 마찬가지다. 트위터는 가입할 때, 이름과 이메일 정보만 입력하게 되어 있어 정확히 연령대별로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명 트위터리안이자 아나운서인 김주하씨의 트위터에서 연령대별 설문조사결과를 볼 수 있는데, 총 2294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30대가 무려 58%에 이르는 반면 20대는 26%에 그쳤다. 직업별로는 IT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41%, 학생 13%, 서비스업 10% 순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20, 30대 IT사무직이 스마트폰과 트위터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국내 트위터 통계 사이트인 '오이코랩'에 따르면 2010년 8월 16일 기준으로 한국인 트위터 이용자 수가 109만 8904명으로 나타난다. 김주하 트위터에서 조사된 20대 비율(26%)로 20대 이용자수를 계산해보면 28만 5715명이다. 20대 트위터 이용자 수가 많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 18대 총선 기준으로 726만 명이었던 20대 유권자수와 비교해보면 사실상 20대는 트위터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물론 20대의 투표율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트위터 사용이 20대 투표율 상승을 주도했다는 언론의 보도는 과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선거 당일 우지은(대학생·20)씨는 "트위터를 통한 투표독려글이나 투표인증샷을 보지 않은 채 오후에 투표하러 갔다"고 말했다.

 

오후에 투표율 오른 진짜 이유

 

  
▲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날인 지난 6월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 제1동 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 권우성
 6.2 지방선거

언론들이 스마트폰과 트위터가 20대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도하는 다른 근거로는 "다른 연령대보다 오후에 20대 투표율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론의 관련보도를 살펴봤듯이 선거 당일에 스마트폰과 트위터를 통한 투표 독려 활동이 영향을 줘서 오전까지 투표에 미온적이던 20대들이 오후부터 투표장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번 있어왔던 현상을 과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2002년 대선, 2006년 지방선거의 시간대별, 연령대별 투표율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2002년 대선 때와 2006년 지방선거 때에도 20대 투표율은 오후 1시 이후에 급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대들은 선거 당일에 오전보다 오후에 투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20대의 투표율이 오후에 상승한 것은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만 발생한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아래에 있는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소재 20대 유권자들의 시간대별 투표율 그래프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20대의 투표율과 비슷한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낮 12시를 넘어선 시점부터 투표율이 급상승해서 오후 3시경에 정점을 찍었다.

 

또한 연령대별로도 차이를 보이는데 한국관광연구원에서 지난 15대 국회의원 선거결과를 대상으로 조사한 '선거일의 여가행태분석'을 보면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오후 투표율이 43%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관광연구원의 '선거일의 여가행태분석'에서는 실제 투표시기와 투표참여자 선거일 활동에 관한 조사를 선거 전과 후로 나눠 조사해 비교분석했으나 본 글에서는 선거 후 조사만 인용했다.)

 

이렇게 20대의 오후 투표율이 높은 이유는 스마트폰과 트위터 효과보다는 휴일을 활용하는 세대별 차이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표참여자들의 선거일 활동을 살펴보면 20대는 수면 및 휴식(27.5%), 업무(26.9%), 친구·친지 방문(19.2%) 순으로 나타난다. 업무(26.9%)는 타 연령대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수면 및 휴식(27.5%)과 친구·친지 방문(19.2%)은 타 연령대에 비해 높다. 60대 이상도 수면 및 휴식이 36%로 나타나지만 이것을 실제투표시기와 비교해보면 20대와 차이점을 알 수 있다. 60대 이상은 오전에 투표(71.9%)를 하고 오후에 수면 및 휴식(36%)을 취하지만, 20대는 오전에 수면 및 휴식(27.5%)을 취하고 오후에 투표(43%)를 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가 주도하는 선거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

 

결국 위에서 살펴봤듯이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중요한 승리원인으로 꼽히는 20대의 투표율 상승은 트위터와 스마트폰이 주도하지 않았다. 보수신문, 진보신문, 경제신문 가릴 것 없이 모든 신문이 20대가 트위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이번 선거에 끼친 영향력을 보도했다. 하지만 트위터와 스마트폰의 20대 이용자는 적었고, 투표율이 오후에 상승한 이유도 트위터와 스마트폰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나타나고 있는 20대의 투표습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트위터나 스마트폰이 20대의 투표율에 끼친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향후에도 그럴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휴대폰이나 인터넷과 비교해 스마트폰의 확산속도는 훨씬 더 빠르기 때문이다. 현재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수가 400만 명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음 선거인 2012년 18대 대선 때에 가서는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 속에 여러 정치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트위터 활동에 적극적이며 각종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선거운동, 정치참여 방식이 출현할 것을 예상한다면 향후에 소셜네트워크는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트위터와 스마트폰이 선거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그 영향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해보인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소셜네트워크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머지않은 미래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민의가 정치에 올바로 반영될 수 있도록 신중하고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Posted by zero10004
이슈 스크랩2010. 9. 19. 11:11
정치인들이 트위터에 열광하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군은 물론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면서 '트위터 정치'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늘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유권자들과 끊임 없는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140자 이내의 단문을 올리거나 열람할 수 있는 트위터가 최적의 의사소통 도구다.

대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매체가 신문과 TV에서 인터넷을 거쳐 2012년에는 스마트폰과 트위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정치인들의 트위터 붐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트위터 세상의 1등 정치인은 단연 유시민이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 후보감인 유시민 전 경기지사는 257개의 글을 올렸고, 19일 현재 10만4559명의 팔로어(구독자)를 확보, 웬만한 연예인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 전 지사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전 석패. 열받은 아들 녀석 눈물 글썽. '바둑도 아닌데 웬 시간끌기, 이란 매너 꽝이야' 소리치고 '심판 생선눈탱이!'라고 절규. 주변분들 박장대소. 약간 창피했음 ㅠㅠ"이라는 글을 올리며 소탈한 일상을 담아냈다. 

그는 또 "트위터! 놀랍군요.아까 기자간담회 가는데 길에서 만난 회사원이 '간담회 가시는 거죠? 트위터에서 봤어요'해서 깜짝"이라는 사용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7만9009명의 팔로어를 확보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 4만3666명의 팔로어가 있는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도 트위터에서 인기다.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도 2만명 수준의 팔로어를 자랑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위터는 막걸리다'라는 책을 내기도 한 정 전 장관은 "트위터는 대화와 소통에 갈증을 느낄 때마다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는 마법의 램프"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늦게 시작한 트위터에 푹 빠졌다. 박 전 대표는 지난 6월 말 트위터를 개설, 51개의 글을 올렸다. 팔로어수는 4만2606명이다. 

박 전 대표는 트위터를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를 시작한 후 시간을 내서 남겨주신 글들을 읽다보면 여러분의 마음을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직접 트위터를 관리하는 그는 18일에는 자신의 추석 동영상 메시지를 유투브에 올린 후 이를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재게시)하는 등 능수능란한 실력을 선보였다. 

여권 실세 이재오 특임장관은 인터넷을 통해 트위터를 하는 초보 사용자다. 그는 주로 일상에서 느끼는 단상을 트위터에 적어 넣는다.

국회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던 시기에는 아들에게 "요즘 참으로 미안하구나. 아버지 청문회 때문에 네 개인 생활이 여러모로 간섭당하는구나"라는 편지를 남겼고, 최근에는140자 안에 최대한 많은 글을 넣기 위해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글을 쓰다 팔로어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트위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그의 팔로어는 7570명이다. 

여권 대선 주자 후보군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도 자신의 정치 일정과 근황을 트위터로 전하고 있다. 김 지사의 팔로어는 1만1090명, 정 전 대표의 팔로어는 3459명이다.

'트위터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당 회의에서 "트위터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의원들은 얼마든지 즉시 교육을 해드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트위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원 사무총장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신의 소소한 일상과 정치 활동을 트위터로 생중계한다. 최근에는 기자들이 수첩을 들고 모여 취재원의 발언을 확인하는 장면을 역 취재, 사진과 함께 "신문기자들 기사 담합 현장 촬영 성공!"이라는 농담 섞인 글을 올려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원 사무총장이 지금까지 트위터에 올린 글은 1812개. 팔로어는 1만2306명이다.
Posted by zero1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