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크랩2010. 9. 19. 11:06
케이블TV 엠넷의 리얼 예능 '슈퍼스타K 시즌 2'가 요즘 방송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 십만명 지원자가 몰린 출연자 선정 과정부터 화제를 불러모았고 결국 케이블 TV 사상 초유의 전국 시청률 10% 돌파라는 일대 사건을 기록했다.

 인기가 많다 보니 논란도 무성한 게 요즘 '슈퍼스타K 2'다. 미래의 슈퍼스타를 꿈꾸는 아마추어 출연자들이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탈락과 잔류의 기로에 서는 방식인 만큼, 그 심사과정이 여론의 도마에 자주 오르 내린다. '누구는 왜 떨어졌고, 누구는 왜 붙였냐'는 논란이다.

 17일 밤 서울 상암동 CJ E&M센터 생방송에서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유행했던 곡을 리메이크 하라'는 미션 아래 11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자웅을 겨뤘고 결국 이보람, 김소정, 김그림 등이 눈물을 흘렸다. 

 탈락자 가운데 김그림은 김보경과의 라이벌 미션 심사에서 일부 매체와 시청자들 사이에 '석연치 않은 결정' 논란을 불러있으켰다가 끝내 탈락했다. 본인으로서는 이번 하차로 두 번 상처를 받게되는 셈이다.

 미국의 인기 오락프로 '아메리칸 아이돌'을 그대로 흉내낸 '슈퍼스타K'는 태생적으로 잔혹극일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나홀로 살아야하는 생존 리얼 버라이어티 방식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케이블TV에서는 '수퍼모델 도전' '헬스키친' '무인도 살아남기' 등 수많은 생존 버라이어티가 만들어져 시청률 상승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프로의 공통점도 '내가 살기 위해선 너를 죽여야 한다'는 정글 법칙을 출연자에게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출연자간 상호 비방의 목소리도 여과없이 방송을 탄다. 단체생활 중에 갖게 된 나쁜감정이나 상대의 실수, 자신의 회한 등을 욕설이나 눈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제작진의 교묘한 연출 의도가 여기에 섞여있다.

 또 제왕적인 심사위원들의 독설은 생존 버라이어티에서 절대 빼놓을 수없는 또 하나 특성이다. '헬스키친'의 유명한 요리사 고든 램지는 출연자들이 애써 만든 음식을 쓰레기통에 처박으며 "이 따위 음식은 개에게나 먹여라" 악담을 서슴지 않는다. 

 '수퍼모델 도전기'나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들도 출연자를 비교해가며 온갖 독설의 향연을 펼친다. 탈락자를 위로하기보다 욕하고 쫓아내는 게 마치 이들의 임무인냥 보일 정도다. 물론 여기에도 제작진의 뻔한 연출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들도 '교만하고 악의적이다' '도대체 심사기준이 뭐냐' '말을 너무 함부로 한다' 등 온갖 시청자 비난에 직면하는 중이다. 일부는 '심사위원이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 출연자들이 맞아 죽는다'며 비난 글을 올리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렇게 시청자의 비난과 논란을 불러일으켜 시청률을 높이는 게 생존 버라이어티 제작진의 궁극적 목표라는 것이다. '슈퍼스타K' 시리즈가 더 이상 잔인할 수 없는 게 그래서다.
Posted by zero1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