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영웅에 대한 처우에 팬들이 화났다.'
23일(한국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 아시아판이 '400m 레전드' 박태환의 홈쇼핑 출연 이후 불거진 팬들의 격앙된 여론을 소개했다. 지난해 말 대한수영연맹의 포상금 미지급 논란, 호주 자비 전지훈련, 최근 홈쇼핑 출연 이후 불거진 동정여론까지 빼놓지 않고 상세히 보도했다.
WSJ는 '수영연맹이 올림픽 수영영웅 박태환의 팬들로부터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박태환이 지난주 영양제 홍보를 위해 TV홈쇼핑에 출연한 이후 수영연맹 온라인 게시판에는 팬들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썼다. '수영연맹은 4만5000달러(5000만원)에 해당하는 올림픽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명확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고 이 포상금을 어린 다이빙 유망주를 위해 쓰기로 했다. 박태환이 런던올림픽 직후 수영연맹이 주최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등 스케줄로 인해 불협화음을 낸 것이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 이후 광고, 후원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박태환이 지난해 9월 SK텔레콤과의 4년 후원 계약이 끝나면서 새 후원사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고, 현재 자비로 훈련경비를 충당하고 있다' 등 그간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WSJ 기사 아래에는 보기에도 민망한 외국 독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선수는 자신의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금메달, 은메달을 땄다. 그리고 포상금을 받지 못했다.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미국이 그를 데려올 것이고, 포상금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이다.' 박태환의 포상금 미지급을 '피겨여제' 김연아의 우승과 연관시켜 비꼰, 악의적인 비방 댓글도 눈에 띄었다. '한국정부는 김연아의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아마도 돈이 없는 것같다.'
| ◇박태환 포상금 논란 , 홈쇼핑 출연 논란 이후 대한수영연맹 사이트에는 날마다 항의성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캡처=대한수영연맹 사이트 |
|
스포츠 영웅을 홀대하는 '집안 사정'이 외신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광주시와 수영연맹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국 선전, 일본 도쿄 등과 경합중이다. 내달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4~5월 국제수영연맹(FINA)의 현지 실사 후 7월19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FINA 총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된다. 세계선수권 유치전에 연맹과 선수가 총력을 결집해도 모자랄 판국에 외신까지 흘러나간 연맹과 '수영영웅'의 불협화음은 가슴 아프다. 대회 유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수영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내는 일, 적극적 투자를 통해 전체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 무엇보다 수영선수들이 행복하게 물살을 가를 수 있게 하는 일이다.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 디펜딩챔피언인 박태환의 일거수일투족은 요즘 세계 수영계의 관심사다. 세계 수영팬들은 자신의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네트워크 서비스(SNS)에 WSJ의 기사를 퍼나르며 관심을 표하고 있다. 올해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 2016년 리우올림픽 참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공교롭게도 같은 날 중국발 쑨양, 장린의 뉴스도 들려왔다. 내달 1일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춘계전국수영대회에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1500m 챔피언 쑨양과 자유형 800m 세계기록보유자 장린이 나란히 출전한다. 최근 연애사로 인해 구설에 올랐던 쑨양은 마음을 다잡고 자유형 200-400-800-1500m 레이스에 나선다. 박태환, 쑨양에게 밀리며 지난 2년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장린 역시 부활을 선언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과 맞붙을 쟁쟁한 경쟁자들은 순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