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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9 주머니 사정 고려한다면…'리퍼브' 노트북
이슈 스크랩2010. 9. 19. 15:55
지난 봄 회사원 김모(38)씨는 가방을 분실해 낭패를 보았다. 경기도 안 좋아 힘겨운데 업무상 꼭 필요한 노트북을 잃어버려 당장 새 것을 사야 했다. 쓰던 것과 같은 것을 사려니 시중가격이 130만원이 넘었다. 김씨는 그러나 운 좋게도 '리퍼브' 제품을 소개받아 75만원에 같은 모델을 구입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면 이른바 '리퍼브' 노트북을 고려해볼 만하다. 리퍼브(Refubished) 제품이란 상품에 하자가 있어 출고된 뒤 반품돼 수리한 제품을 말한다. 새 것이 아니라 원래의 값을 받지 못하지만, 새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은 30~40% 싸게 거래되는 일이 다반사다.

매장 진열∙소비자 단순변심∙애프터서비스(AS) 등의 요인으로 중고 제품을 제조사가 재공정과정을 거쳐 새로 내놓은 것도 있지만 밀봉된 포장만 뜯어도 리퍼브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안테나를 잘 돌려보면 횡재의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을 법하다.

지난 8월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은 여름방학을 맞아 '반품·리퍼브상품 특가전'을 펼쳐 인기를 끌었다. 이 회사는 3일부터 16일까지 열린 행사 기간동안 리퍼브 제품으로만 2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롯데닷컴은 노트북, 면도기, 믹서기 등의 리퍼프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데, 비교적 목돈이 들어가는 노트북의 경우 특히 고객 호응이 높아 아예 '리퍼브/반품/전시상품' 코너도 마련했다.

이 코너에서는 도시바, 소니, HP 브랜드의 리퍼브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재고가 많지 않은데다 가격할인율이 30~40% 되다 보니 대부분 등록하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한다.

롯데닷컴 가전팀의 육근조 MD는 "롯데닷컴 매장의 리퍼브 상품은 성능과 내구성, 서비스 및 보증기간 등은 일반상품과 동일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리퍼브 특성상 외관에 미세한 스크래치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실속이 우선시되는 요즘 같은 때엔 아시는 분들이 더 찾는다"며 소비자 반응을 전했다.

육근조 MD는 "오는 10월에는 '삼보 노트북 리버브 상품 기획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리퍼브 노트북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25% 이상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학기를 앞두고 있는 '지갑이 얇은' 학생들의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옥션에는 약 400여 개 이상의 리퍼 노트북이 올라와 있는데, 신제품 대비 평균 20~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옥션에서는 HP 노트북을 시중가 대비 20~30% 저렴하게 제공하는 'HP 노트북 리퍼브 기획전'도 진행되고 있어 HP 넷북, 서브노트북 등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옥션 컴퓨터팀 이동익 팀장은 "리퍼브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알뜰한 구매를 원하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리퍼브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리퍼브 제품은 중고라고 보기 보다는 신제품과 중고 사이의 틈새시장으로 향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리퍼브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외국계 기업 제품이 많은 편이다. 한국HP 관계자는 "HP는 총판을 통해 리퍼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주로 기업 공급 물량 가운데 흠이 있어 수리한 제품이나 홈쇼핑 등 소비자의 변심으로 일주일도 쓰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라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국내 제조사들은 리퍼브 시장에 제품을 잘 내놓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홈쇼핑에서 판매됐다가 반품된 정상제품의 경우도 정책적으로 수리하거나 포장을 새로 해 일반 고객에 판매하지는 않는다"며 "사내 직원 대상 할인판매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Posted by zero1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