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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목소리 값이 1억?..스타 더빙 논란

zero10004 2013. 3. 1. 10:42







아이유


지난 14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해양경찰 마르코'가 현재 누적관객수 16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매출액은 10억원 가량으로 손익분기점은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는 국내에선 보기 드문 덴마크 애니메이션이지만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광수, 송지효가 더빙을 맡으며 화제를 낳았다. 

지난 21일 개봉한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2'도 이틀 만에 누적관객수 11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역시 인도에서 제작된 흔치않은 애니메이션 이지만, 신보라, 박성광, 정태호 등 개그콘서트 출연개그맨들이 대거 더빙에 참여해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상영중인 애니메이션 영화에 '스타 더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흥행이 보증된 할리우드 대작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스타 연예인들의 목소리만 덧씌우면 금세 유명세를 타다보니 해외 애니메이션 수입사들이 앞 다퉈 스타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것. 

이처럼 '스타 더빙'이 인기를 끌면서 스타들의 '목소리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소위 1급 연예인의 경우 1억원 이상을 호가하는가 하면, 어느 정도 흥행성만 보증되면 수 천만원은 기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스타 더빙 대세..목소리 값 수천만원은 기본=업계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더빙에 참여한 연예인의 출연료는 적게는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 더빙은 소요시간이 길어야 하루정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않은 출연료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8월 개봉한 '새미의 어드벤처2' 더빙에 참여한 가수 '아이유'는 출연료로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누적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기록했다. 2010년 개봉한 '새미의 어드벤처1' 역시, 아이돌 그룹 빅뱅의 대성이 더빙에 참여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얼마전 개봉해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몬스터 호텔'도 개그맨 컬투가 더빙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컬투는 더빙 출연료로 5000만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다양한 애니메이션 더빙에 참여하고 있는 개그콘서트 출연 개그맨들도 5000~7000만원가량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애니메이션 수입배급업체 관계자는 "개그맨들이 최고 5000만원선, 가수나 배우들은 출연료로 1억원까지 받기도 한다"며 "무대인사 횟수 등 이벤트 규모에 따라 가격이 차이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출연료를 낮추고 러닝 개런티를 받기도 하는데 영화의 흥행에 따라 출연료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반면, 일반 성우들은 더빙 출연료가 200~500만원으로 스타들과 최고 50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배급사 울며겨자먹기 투자..흥행 안되면 부실 커져=애니메이션 더빙에 참여하는 스타들의 출연료가 비싼이유는 수입배급사들의 치열한 경쟁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영세한 수입배급사들이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적게드는 제 3국 애니메이션 영화를 수입해 배급하는 과정에서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스타 더빙을 활용하고 있는 것. 

실제 박보영, 이수근이 더빙한 '눈의 여왕'은 러시아에서 제작됐고, 하동훈 노홍철이 맡은 '잠베지아: 신비한 나무섬의 비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한 '해피피트2'(오스트레일리아), '토르: 마법망치의 비밀'(아이슬란드) 등도 모두 제3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수입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은 미국 메이저 제작사 작품이 아니면, 저렴한 가격에 수입이 가능하다"며 "이때 제작사들은 스타 더빙을 통해 국적이 가지는 디스카운트 요소를 극복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타들의 출연료 거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애니메이션의 경우 개봉 시점이 여름·겨울방학, 5월 성수기에 집중돼 있어 한 달에 6~10개 작품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다 보니 더빙에 참여하는 스타들의 몸값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스타들의 더빙 출연료가 높아지면서 영화의 손익분기점(BEP)도 자연스럽게 상승해 자칫 흥행에 실패할 경우 업계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06~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의 수입가와 마케팅 비용이 총 5~7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10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어린이의 경우 영화 관람료가 성인에 비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객수가 35만명은 넘어야 BEP를 맞출 수 있다. 결국 스타 출연료 상승으로 BEP가 높아지면서 본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스타더빙 열풍이 앞으로 2~3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마냥 스타들의 출연료만 높아진다면 애니메이션 수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낮아질 것"이라며 "애니메이션 업계를 함께 키우려는 스타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