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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특집 ‘라디오스타’, 고품격 음악방송이란 이런 것!

zero10004 2013. 1. 31. 12:41








유쾌한 웃음 뒤에는 가슴을 아리게 하는 여운이 남아 있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의 故 김광석 특집이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내며 17년 전 먼저 떠난 故김광석을 다시금 추억하게 만들었다. 


지난 30일, '김광석의 친구들' 특집에 출연한 박학기, 한동준, 홍경민, 조정치.이들 중 일부는 생전 고인과 절친한 친분을 유지했던 시절을, 일부는 음악인이 되기 위해 고인을 동경하던 추억을 떠올리며 웃음과 감동으로 60여 분의 시간을 꽉 채웠다. 

김광석의 명곡 '사랑했지만'을 작곡한 한동준은 "김광석이 '사랑했지만' 가사를 마음에 안 들어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스튜디오에서 '사랑했지만'을 부른 뒤 "이 노래를 불러줘서 정말 고맙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서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경민은 김광석의 기일인 1월 6일에 있었던 기이한 일을 소개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할 때 모르는 번호로 '김광석님 기일이시다 노래 하나 불러주지'란 문자가 왔다. 노래를 부르고 그 번호로 전화해봤더니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라는 에피소드를 전해 주위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박학기는 "김광석이 세상을 떠나기 몇 시간 전에 방송을 같이 했었다. 그때 내게 술 한잔하자고 했는데, 공연 연습 때문에 가야 했다"며 "함께 할 콘서트에 대해 얘기했었다. 올해 다시 공연하면 연습 진짜 많이 할 거라고 했다. 그렇게 앞일을 생각하던 사람이 갑자기 먼저 갔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고 먹먹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오랫동안 힘들어서 광석이의 노래를 들을 수가 없었다"며 "3년쯤 지난 후 우연히 '서른즈음에'를 들었는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가슴에 와닿았다. 그제야 진정한 가사가 들리는 듯했다"라고 털어놓았다. 

박학기는 17년 전 김광석과 듀엣으로 부르기로 약속했다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영상 속 김광석과 함께 불렀다. 김광석의 노래에 화음을 불어넣는 박학기의 모습은 안방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날 '라디오스타'의 시청률은 8.5%로(닐슨코리아 전국기준)집계돼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SNS에서도 해당 방송분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진정한 고품격 음악방송", "김광석, 박학기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듣다 울어버렸다", "오늘은 김광석 노래 다시 듣기로~" 등의 글을 올렸다. 

디자이너 이상봉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김광석을 만났다. 그의 노래를, 그의 얼굴을 처음 봤다면 믿을 사람 있을까? 1980년도부터 신문 방송을 10여 년간 닫고 살아 그 시대는 나에겐 잃어버린 시간이다. 로이킴의 '먼지가 되어'로 처음 들었던 그의 노래들이 오늘 밤 시가 되고 눈물이 된다"라고 적었고 '라디오스타'의 MC윤종신은 방송을 보며 트위터에 "광석이 형, 보고 싶어요"라고 는 글을 남겼다. 

故김광석은 지난 19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통해 가수로 데뷔, '사랑했지만,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등 숱한 명곡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 1996년, 불과 서른 한살의 나이로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짧은 삶을 마감했다.